사도행전 29장

PARK SUNGHO
기타를 잘 치면 행복할까, 오토바이로 바람을 가르면 행복할까?
행복은 성취의 순간 찰나로 지나가고 나는 다시 행복을 갈망하며 산야를 헤맨다.
난.. 난.. 행복하고 싶었다.

13살의 겨울! 12시간 내에 한문 부수를 다 외어서 적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난 자유를 만나게 되고

반월 저수지의 일탈로 죽음과 키스를 하였으나 오백 원의 절규로 죽음의 낫은 나를 비켜간다.

86아시안게임의 폐막을 알리는 불꽃축제 아래서 난 십여 명과 홀로 싸움을 했으며 수십 대의 다구리 덕분에 생긴 온몸에 시커먼 피멍은 친구들 사이에 훈장으로 피어난다.

중학교 3학년! 나에게 도전하는 학우를 주먹 한방으로 턱을 부숴버려 용산 중대병원에 찾아가 친구 부모님께 용서를 빌어야 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약자를 보호한다'라는 명분 아래 골리앗과 전쟁을 선포했고 학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했다.

기타 치는 사람이 행복해 보여 열심히 기타도 배워 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면 행복할 것 같아 대치동 은마상가 돈가스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며 구입한 나의 애마도 나를 행복이 있는 곳에 데려다주지 못했다.

엄마가 남긴 쪽지를 본 나는 무작정 1호선 지하철을 타고 눈물 흘리며 방황의 극치로 치닫기 시작했으며

대학로에서의 밤은 내 목마른 영혼을 채우기에 부족하여 난 텐트와 기타를 들고 북한산을 오른다.

북한산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고 씹었으나 답은 없었으며, 도심 하늘에 비치는 석양은 나를 어둠 속 모닥불로 이끌 뿐이다.

교도소 갓 출소한 건달 후배를 괴롭히는 것을 참지 못하고 놈을 폭행하는 바람에 처음 가져본 내 보금자리는 병원비로 날아가 버리고 난 절망의 심연에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