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9장

PARK SUNGHO
기타를 잘 치면 행복할까, 오토바이로 바람을 가르면 행복할까?
행복은 성취의 순간 찰나로 지나가고 나는 다시 행복을 갈망하며 산야를 헤맨다.
영화같은 서막
1. 글씨교육원

노원역에 있는 글씨 교육원에 등록을 했다.

행서를 잘 쓰고 싶어 열심히 원장님 가르침대로 연습했다.

한 달이 지났다.

수강비를 내는데 원장 선생님이 돌려주시며 말씀을 하신다.

"지금까지 학원을 운영하면서 성호씨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 처음이에요. 나 수강비 받지 않고 가르치고 싶으니 그냥 열심히 배우세요."

감사의 말과 함께 원장님의 배려를 받아들였다.

글씨도 가르쳐 주시고, 술도 사주시고, 볼링도 함께 하고 노총각 원장님과 난 형제처럼 잘 어울려지냈다.

어느 날! 원장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말씀하신다.

"성호 씨, 저쪽에 앉아 있는 여대생 조심하세요. 교회에 미쳤어요."

"헉! 알겠습니다."

그렇게 요주의 인물을 알고 나서 며칠이 흘렀다.

수강생들 간의 회식이 있던 날! 회식을 하다 말고 요주의 여대생이 일어난다.

"어디 가세요?"

"네! 교회 갑니다."

"오늘 수요일인데 교회 가세요?"

"네! 수요일에도 교회 갑니다."

난 확신했다.

"정말 교회에 미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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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회밥? 절밥?

어느 날! 요주의 여대생이 여름성경학교 제목 글을 써서 강대상 커튼에 붙여야 한다며 원장님께 부탁을 한다.

원장님은 글을 써주시고는 혼자 붙이기 힘들다며 멀지 않으니 함께 가서 붙여주고 오자 하신다.

원장 형님이 붙이실 동안 난 커튼을 잡으며 조수를 하는데 난 능청스럽게 살짝 소리 높여 여대생과 사모님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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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 이렇게 봉사해 주는데 음료수도 안 주십니까?"

"점심을 준비 중입니다. 함께 하시죠?"

내키지 않아 하시는 원장님에게 난 말했다.

"원장님, 절 밥은 맛있다던데 교회 밥도 어떤지 먹고 가요."

우리는 점심을 함께하며 난 사모님에게 되지도 않는 질문을 한다.

"교회는 술 먹고 와도 됩니까?"

"네! 교회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습니다."

3. 취중 새신자 등록

며칠이 지나고 노원역에서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나는 비틀거리며 그 교회 건물 앞을 지나게 된다.

"이 밤에 아무도 없겠지? 영화처럼 십자가 앞에서 폼 좀 잡아볼까?"

20대 초반! 기약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난 답답한 마음을 십자가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해 보고자 건물 4층에 있는 교회로 올라가 문을 열어본다.

아무도 없기는 개뿔, 그 늦은 밤에 사람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다가 나의 방문에 다들 놀라며 쳐다본다.

멋쩍은 나는 맨 뒤 자리에 앉아 당황해 머뭇거리는데 누군가 내게 무엇을 적으라고 내어 놓길래 난 항목대로 정보를 적어준다.

이게 뭔가! 취중에 난 그 교회 새 신자 등록카드를 작성한 것이었다.

4. 성호야, 믿지 못하겠다.

미국 이민 갔다 혼자 돌아온 불알친구 범석이가 교회 나간다는 나의 말에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며 직접 보고 싶다고 은평구에서 노원역까지 와서 함께 예배에 참석하게 된다.

그러나, 예배 땐 졸음만 밀려오고 우린 가끔 교회에서 만나 예배 마치고 술 한잔하며 회포를 푸는 것으로 주일예배에 의미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