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9장

PARK SUNGHO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친구와 홈페이지
1. 날 잡아서 한 번 붙자

“왜 매일 복음만 선포하느냐! 함께 토론하면 안 될까?”

“복음은 선포다. 복음 안에서 거듭난 영혼은 말씀으로 양육되어야 한다. 토론은 믿음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른 후 하자.”

동국대학 물리학과 조교로 근무하며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동갑내기 태○이를 만나 친우가 되었고 복음을 나누던 중 터진 나의 외침이다.

아쉬워하는 과학자 친구를 보며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 과학지식이 가시떨기 같은 밭에 씨를 뿌려본들 자라지 못해 열매 맺지 못할 텐데 성령님, 이 묵은 땅 한 번 갈아엎고 가시죠"

"태○아, 우리 날 잡아서 한번 난상토론 해보자.”

친구의 과학적 관점에서 발로된 성경관과 비논리적으로 이해되는 말씀들에 대한 의문을 자주 피력(披瀝) 하는 바 우린 난상토론의 날을 잡았다.

그날이 왔고 토론 전 화장실 변기 뚜껑 위에 앉아 나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저는 과학을 모르나 하나님은 아시고, 태○이의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제게 없으나 주는 아시오니 태○이가 의문하는 주제에 대한 내용을 말하고 난 뒤 제가 바로 입을 열 때 제 입술의 말속에 하나님이 지혜와 답을 넣어 주옵소서. 오늘은 한 번 부딪혀서 그 땅을 덮고 있는 가시떨기의 뿌리를 뽑아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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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의 간절함을 뒤로하고 나는 태○이에게 말했다.

“친구여! 오늘 그대가 성경의 비합리적이라 생각되는 주제를 내게 던져보기 바란다.”

나는 태○이가 던지는 주제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할 때 마음속으로 계속 기도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나와 하나님께 이 친구의 가시떨기의 뿌리를 뽑아달라고 변기 뚜껑 위에 앉아 간구했다.

친구의 말이 떨어지면 바로 입을 열어 믿음 안에서의 내 의견을 말했으며 난상토론이 끝나고 난 후 태○이는 내 손을 덥석 잡더니 말한다.

“성호야! 너를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이제는 토 달지 않고 복음을 순전한 믿음으로 받아들이겠다.”

사실 태○이의 주제에 대한 의견을 어떻게 구술(口述) 했는지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나님이 내 어설픈 반박(反駁) 에도 친구에게 신뢰의 마음을 열어 주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성령님이 정말 이 친구에게 속 시원한 답을 주셨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 친구가 그 후론 복음의 진리 가운데 꼬리표를 달기보단 믿음으로 자신의 삶에 적용하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2. 친구의 홈페이지 선물

어느 날, 태○이가 매주 자신을 위해 성경 말씀을 인도해 주는 내게 고맙고 미안하다면서 홈페이지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이후 나는 물리학과 교과실에서 홈페이지 구축 방법을 배웠고 마친 후엔 찬양과 교제로 친구와의 귀한 복음의 추억들을 만들어 갔다.

태○이는 지금 나보다 더 깊은 그리스도의 복된 삶 가운데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아리따운 자매와 결혼해 예쁘고 복된 가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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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이 친구에게 주의 크고 비밀스러운 일들을 보이시며, 주의 나라와 주의 뜻을 이루는데 귀하게 쓰임 받는 영혼 되게 하소서.”


홈페이지 주제는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정했다.

내 삶의 하나님을 만나기 전과 후, 만나 후 그리스도의 믿음의 장성한 분량을 이루어가는 동안 성령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을 풀어보고자 했다.

홈페이지 도메인은 늘 변함없이 약속의 땅에 뿌리내린 소나무 같은 강직함을 나타내는 'http://www.sonamu.net'으로 정하였다.

1년여가 지나면서 난 성령께서 왜 나를 특공무술 도장에서 나오게 하시고, 그렇게 다른 길을 탐색할 때 번번이 막으시고, 이 불교대학으로 이끄셨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이 인터넷이라는 땅 위에 있는 홈페이지 이놈, 이거 장난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복음의 강가에서 성령님이 예비하신 영혼을 만나기 위해 낚싯대를 내렸다면 이놈은 복음의 바다에서 예비된 영혼을 위해 그물을 내리는 수준의 영향력을 체험케 했다.

소나무 홈페이지를 통해 갈급한 영혼, 자살 직전에 내게 마지막으로 상담해보고 죽겠다는 영혼,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같은 믿음의 신혼부부 등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사도행전 29장을 써내려가고 있다.


20년의 시간이 흐른 후

2004년 소나무 홈페이지의 문을 걸어 잠갔다. 그 자물쇠를 열고 다시 문을 열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삶에는 시련과 시험과 연단이 질풍노도처럼 들이쳤으며 난 마지막 그리스도의 검을 들기 위해 몸부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