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지금 제 옆에 계시죠? 어디 한 번 따져 봅시다.

제가 복음 사역을 게을리했습니까, 아니면 학업을 게을리 했습니까?

두 가지 모두 최선을 다하며 자격증 취득을 준비했는데 왜 번번이 탈락하나요?

성령님이 막으시는거죠?

식구들 앞에서 왜 저를 계속 민망하게 하시는 겁니까?"

동국대학 전자계산원에서 졸업을 하고 직장에 들어가게 되면 현재 진행 중인 대학 사역을 지속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정보처리기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해 파트타임 학원 강사로 사역과 직장을 병행할 생각이었다.

필기는 한 번에 패스하고 실기 시험을 치렀다.

첫번째, 실기에 탈락하자 종로 중앙정보처리학원 실기반에 등록하며 알뜰히 다음 실기시험을 준비했다. 강사가 과제를 주면 난 제일 먼저 구현을 하고 옆의 사람을 도와주는 우수한 학생으로 칭찬받았다.

두 번째, 또 탈락하자 동기들과 자격증 취득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준비를 했다. 난 동기들의 막히는 부분을 도와주며 그렇게 실기시험 일자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일요일(주일)이 시험일이라 토요일 예상 문제를 추려 스터디를 하고자 했는데 그날 내가 육아를 해야 하는 불참했다. 저녁에 전화가 왔는데 출제가 유력해 보이는 문제가 풀리지가 않아서 내게 메일로 프로그래밍 소스를 보냈다고 한다.

메일을 확인한 나는 컴파일 후 발생하는 에러를 수정해 보려고 해보지만 쉽게 잡히지가 않는다. 밤이 깊어가고 "설마 이 문제가 나오겠어? 내일 시험일이니 일찍 자도록 하자"라는 심정에 잠자리에 든다.

시험장에 도착해 문제를 배정받았는데 오, 하나님! 밤늦게 해결하지 못한 그 문제가 내게 배정되어 있는게 아닌가.

세 번째, 두 시간 내내 애를 써보았지만 에러를 잡지 못했고 난 그렇게 또 탈락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왠지 성령님이 막으시는 것 같았다.

특공무술 사범 생활을 마감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자 했을 때 가는 곳마다 내 앞에서 마감이 되던 그때 그 상황 같았다.

나는 화가 나고 속상해서 예배도 불참하고 집으로 가서 하나님 앞에 항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참을 항변하는 나의 마음에 성령님의 세미한 음성이 스치듯 느껴진다.

성령님의 임재 때 수치가 '10'이라면 이 땐 '0.5' 정도의 세미한 음성이었다.

"성호야! 그래 내가 너를 계속 시험에서 떨어뜨렸다."

하나님은 이 한마디를 내 마음에 스치시더니 이유에 대한 말씀 없이 침묵하신다.

"오!! 하나님! 대체 저에게 무엇을 원하시나요?"